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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방법과 방향을 고민하지 않으면 엉뚱한 행동과 말을 하게 된다는 것을 요즘 들어 자주 느낀다.
'잘 알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전체적인 윤곽은 이해하고 있어야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올바른 길을 찾으려면 알고자 하는 마음과 노력이 필요하고, 그만큼의 에너지가 든다. 하지만 그 에너지를 들여 알아두면 적어도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문득, 지금까지 나는 엉뚱한 방향으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언제나처럼 오전에 출근하고, 고객의 연락을 받아 만남을 약속한다. 영업을 하며 자유로운 시간을 누린다는 핑계를 대지만, 사실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머리가 멍한 기분을 핑계 삼아 정신을 깨우기 위해 커피숍으로 향한다.
'이런 여유를 부려도 되는 걸까?' 문득 스스로에게 묻지만, 이미 나는 커피숍에 도착해 메뉴판을 바라보고 있다. 익숙한 커피들이 줄지어 서서 나를 기다리는 듯한 착각이 든다.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볼까 망설이다가, 결국 익숙한 선택을 한다.
"어떤 걸로 주문하시겠어요?"
"플랫화이트 한 잔 주세요."
내가 좋아하는 자리 구석에 가방을 두고 앉는다. 이른 오전이라 카페는 한산하다. 바리스타와 알바생 한 명, 그리고 나. 플랫화이트가 유독 맛있고, 라떼 아트도 예쁜 곳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커피가 나왔다.
'마시기 아까운데.'
작은 잔 위에 그려진 하트 모양이 예쁘다. 하지만 결국 조심스레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다.
'음… 맛있어.'
정확히 말하면, 맛있다기보다는 익숙한 맛이다. 씁쓸하면서도 구수한 향이 감돌고, 우유의 부드러움이 미묘하게 섞여 있다. 나는 이런 맛을 좋아한다. 아니, 좋아하는 걸까? 원래 사람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것을 선호하는데, 왜 나는 이런 맛에 익숙해졌을까?
문득 떠오른다. 20대의 나는 사탕과 껌을 좋아했다. 책상 서랍에는 항상 새콤달콤한 사탕과 껌이 가득했다. 초콜릿보다 오도독 씹히는 사탕이 좋았고, 하루 종일 씹고 있을 수 있는 껌이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씁쓸한 커피를 습관처럼 마시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바뀐다고들 하지만, 어쩌면 그것보다 더 깊은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인생을 살아오며 겪었던 씁쓸한 순간들, 그 맛을 잊지 않으려는 내 마음이 나를 이 맛으로 이끌고 있는 건 아닐까.
플랫화이트 한 잔을 앞에 두고,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또 한 모금 커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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