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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힘)이 필요한 나이가 되었나 보다.

일할 때 바쁘면 한 끼 정도는 굶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제는 허기가 지고 밥 생각이 굴뚝같다.
커피와 빵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을 것 같아서 커피를 마시고, 생크림이 듬뿍 올라간 빵을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그리고 남은 빵들도 다 먹어치웠지만, 여전히 배 속의 허기는 가시지 않는다.
밥을 먹어야 하는가 보다.
빵을 먹은 건 밥을 먹은 게 아니다. 배 속이 이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밥과 찌개를 파는 식당이 어디 있을까 생각하다가, 예전에 갔던 ‘우리집식당’이 떠올랐다.
점심시간에는 사람이 많아 한참 기다려야 하는 곳인데, 2시가 넘어 브레이크타임 전에 가니 한산하다. 기다려가면서까지 밥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는 편이라, 오늘은 운이 좋다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는다. 구석에서 조금 벗어난 자리에 마음 편히 가방을 두고 앉는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고추장 불고기’다.
“고추장 불고기 하나 주세요.”
잠시 후, 밑반찬 몇 가지가 식탁에 올려진다. 평소라면 먹어볼 법한 반찬들인데, 오랜만에 보는 것들이다. 집에서 마른반찬을 만들지 않은 지 오래되었나 보다.
버섯과 양파를 함께 볶은 ‘버섯볶음’, 빨간 햄을 계란옷 입혀 부친 ‘햄부침’, 열무를 삶아 간장과 설탕에 버무린 ‘열무나물’, 고등어와 무를 고추장 양념에 조린 ‘고등어무조림’, 그리고 약간 쌉쌀하면서 새콤한 나물 무침.
그리고 메인 메뉴인 고추장 불고기, 쌈을 싸 먹을 수 있도록 나온 상추와 배추, 마지막으로 ‘뚝배기 된장국’이 함께 나온다.
된장국에는 냉이가 들어가 있고, 두부는 없지만 청양고추와 양파가 큼직하게 썰려 있다. 한 숟갈 떠먹어 보니 얼큰하면서도 구수하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청양고추가 들어간 된장국이다.
젓가락을 들고 버섯볶음을 한 입,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김치도 한 조각. 맛있다.
밥도 한 숟가락, 된장국도 한 숟가락. 맛있어서 한 숟가락, 또 한 숟가락.
배부르게 잘 먹었다고 생각하며 남은 반찬을 보니, 고추장 불고기만 잔뜩 남아 있다.
다음에는 고추장 불고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와야겠다. 그 사람이라면 양이 넉넉해서 좋은 식당이라고 할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며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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